물질세계에서는 나의 육체가 바로 나이다.
정신세계에서의 나는?
눈을 감고 자기 모습을 떠올려보면 대부분 자신의 육체와 비슷한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육체에서 수집된 정보를 통해 이루어진 정신세계의 나다.
이것을 심체(心體)라고 부르기로 하겠다.
영적 세계의 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모습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체(靈體)라고 부르겠다.
이렇게 3층의 몸이 있다.
한의학의 주된 관심사는 2층에 있는 심체이다.
경락, 오장 등은 모두 심체에 대한 이야기이다.
심체는 감각을 통해 느낄 수도 있다.
두 손바닥을 약간 떨어뜨리고 마주한 뒤 정신을 집중하면 가운데 풍선이 있는 것 같은 압력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심체의 느낌이다.
문제는 3층의 몸이 같은 3차원 공간에 중첩되어 있다는 것이다.
음식을 먹고 체하면 물리적으로 많은 음식이 위장관에 쌓여 있지 않아도 배가 아프게 된다.
이건 심체의 배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침을 맞으면 금세 나을 수 있다.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3차원 공간에 가상의 축을 하나 더 만들어서
육체, 심체, 영체가 3층으로 되어 있는 구조를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스마트폰에 알람 설정을 잘못해서 시도 때도 없이 알람이 울린다고 하자.
소프트웨어를 전혀 모르는 하드웨어 수리 기술자에게 가져가면 아마 스피커를 제거해 줄 것이다.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알람 앱을 끄면 그만이다.
말도 안 된다고? 이게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스마트폰을 전자 현미경으로 뒤져 봐도 앱은 안 보인다. 완전히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육체가 원인이 된 문제는 서양의학이 뛰어나고, 심체가 원인이 된 문제는 동양의학이 뛰어나다.
이제 제자리를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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